본 [형이상학] 항목은 교수님께 동의를 얻고 2021년 1학기 서울대학교 ‘형이상학’ 강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내용 흐름은 수업과 같은 순서를 따르고 있으나 핸드아웃을 최대한 풀어 쓰려 노력했다. 본 글에는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히며, 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사전 문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 배포하는 행위는 금한다.
이제까지 속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개별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가정하고 이야기했다. 개별자가 무엇인지, 개별자의 본성과 관련하여 논의를 진행해 보자
사실 트롭이나 개별자들의 집합과 같은 특정한 종류의 개별자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있다. 앞으로는 그런 특정한 종류의 개별자들이 아닌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개별자, 소위 우리가 ‘구체적 개별자’라고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 보편자를 정의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처럼 구체적 개별자를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 구체적 개별자를 환원적으로 분석하거나 정의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사례나 그것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통해 우리가 구체적 개별자로 무엇을 의도하는지 규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사람, 개, 고양이, 벚나무, 책상, 돌멩이, 산, 전자, 쿼크, ..
구체적 개별자의 특징
(1) 구체적 개별자는 먼저 개별자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즉 속성이 아니다(속성을 예화할 수 있지만 그 자신이 예화되지 않는다)
(2) 시간적 규정성
; 구체적 개별자는 본성상 시간 내에 존재하는, 시간 속에서 지속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개체이다
; 마이클 럭스의 책에서는 구체적 개별자를 ‘시간 안에서 한정적인 시간규정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표현은 존재가 시작하는 시점과 소멸하는 시점이 있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을 것 같다
; 기초적인 입자는 모든 시점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존재가 시작하고 소멸하는 시점이 있는 사람이나 개와는 달리 시간과 함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 같다
; 이처럼 전자와 같은 기본입자는 영속하는(eternal) 시간규정성을 가지고 있고, 시간적 영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개별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
; 기본입자와 비교하기 위해 시간을 초월한 존재인 수 2와 같은 것을 생각해 보자
; 이것은 존재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소멸하는 시점이 있는가?
; 이것은 영속하는 게 아니라(기본입자가 영속하는 것처럼 영속하지는 않는 것 같다, 기본입자는 본질적으로 모든 시점에서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영속한다) 시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것 같다
; 시간 내에서 생성되거나 소멸되는 시점은 없는 것 같다
; 수 2를 영속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파생적 의미에서 영속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구체적 개별자는 시간적으로 초월하는 존재자는 아니다, 본질적으로 시간적인 규정성을 가지고 있다
; 우리는 수처럼 일차적으로 시간을 초월해서 존재하고 그것 때문에 파생적으로 영속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상 시간 내에 존재하되 모든 시점에 존재함으로써 영속하는 기본입자에 대해 영속하는 구체적 개별자라 할 수 있다
(3) 공간적 규정성
; 구체적 개별자는 공간적으로 규정된다
; 우리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구체적 개별자는 공간적인 점유를 가지고 있다
; 같은 종류의 구체적 개별자이면서 동시에 같은 공간을 점유할 수는 없다, 공간 점유를 공유할 수는 없다
; 다른 종류의 구체적 개별자라면 공점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 보자
; 일단 최소한 같은 종류의 구체적 개별자들 사이의 공점은 가능하지 않다
(4) 양상적 규정성
; 어떤 것의 가능성과 필연성은 서로 짝개념이다
; 가능성 개념을 통해 필연성을 설명하거나 필연성 개념을 통해 가능성을 설명 가능하다
; p가 가능하다 = p가 거짓인 것이 필연적이지 않다, p가 필연적이다 = p가 거짓인 것이 가능하지 않다
; 어떤 것이 현실적으로 참일 때 그 참의 양상이 가능적으로 참인지, 필연적으로 참인지 물을 수 있다(modal, 양상 개념)
; 어떤 p가 우연적이라는 것은 p가 가능하면서 또한 p가 거짓인 것도 가능한 것 혹은 p는 현실적으로 참이면서 p가 거짓인 것이 가능한 것이다
; 우연적 참을 현실적으로 참이면서 그것이 거짓인 것이 가능한 참으로, 후자로 이해하자
; 구체적 개별자는 필연적 존재자가 아닌 우연적 존재자인 것 같다
;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나는 가능적으로 존재한다(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 나는 필연적 존재자가 아닌 것 같다, 기껏해야 우연적 존재자일 것이다
; 시간적으로 영속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었던 기본입자들은 어떠한가? 그로부터 기본입자들이 필연적인 존재라는 것이 따라나오는가?
; 전자는 영속적으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또한 우연적인 존재자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의 논의의 대상이 되는 구체적 대상들은 이러한 특징을 가진다고 이해하자
또 앞으로 이런 구체적 개별자들을 개체라고 부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