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 논리실증주의의 검증주의 의미이론

본 [언어철학] 항목은 교수님께 동의를 얻고 2020년 1학기 서울대학교 ‘언어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내용 흐름은 수업과 같은 순서를 따르고 있으나 핸드아웃을 최대한 풀어 쓰려 노력했다. 본 글에는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히며, 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사전 문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 배포하는 행위는 금한다.


논리실증주의
; 모든 선험적으로 참인 문장, 모든 필연적으로 참인 문장들의 선험성과 필연성이 분석성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 1920년대 중반 ~ 1950년대 중반, 분석철학을 지배해 온 철학사조

논리실증주의의 중심 논제

  1. 인지적으로 유의미한 모든 진술은 경험적으로 검증가능한 진술 혹은 분석 진술이다.
  2. 자연과학의 모든 진술은 검증가능한 진술이다.
  3. 논리학과 수학의 모든 진술은 분석 진술이다.
  4. 형이상학의 진술들은 검증가능하지도, 분석적이지도 않으므로 인지적으로 무의미하다.
  5. 가치와 관련된 진술들은 검증가능하지도, 분석적이지도 않으므로 인지적으로 무의미하다.
  6. 철학의 임무는 언어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인지적으로 유의미한 진술들을 명료하게 하고 무의미한 진술들의 무의미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다. (논리실증주의의 주된 동기는 ‘전통적인 철학은 감당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주장들로 넘쳐난다. 인지적으로 책임감 없는 주장을 하지 말고, 우리가 분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주장들만 유의미한 것으로 인정하자.’)

∴ 엄밀성의 기준에 비추었을 때 우리가 참이거나 거짓이라고 정말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자연과학, 수학, 논리학의 명제들뿐이다.

*3) 칸트는 수학의 진술이 선험적이지만 종합 진술이라고 한 반면, 논리실증주의는 수학의 진술이 분석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칸트의 주장은 기하학이 수학의 주류였던 시대적 배경과 관련되어 있으며, 수학이 논리학으로 환원되어 분석적으로 참이 된다는 논리실증주의의 주장은 19세기 수학의 개념화에 따른 결과이다. 논리실증주의의 철학은 서양학문의 전통에 있어 학문 전체 체계에서 토대적인 위치를 지니는 논리학과 수학, 물리학의 혁명적 변화를 철학적으로 반성하고 성찰한 결과물이다.


논리실증주의는 어떤 진술이 유의미하고 어떤 진술이 무의미한가에 관심을 가진다.
논리실증주의의 인지적 유의미성 기준 = 검증 원리(Principle of Verification)
; 진술 S가 유의미하다 = S가 분석적이거나 또는 검증가능하다

검증가능성의 구분
(1) 실천적 검증가능성(practical verifiability)과 원칙적 검증가능성(verifiability in principle)
; 진술 S를 검증하는 주체 a가 S의 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실천적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 S는 a에 대해 실천적으로 검증가능하다
; a가 그러한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S를 검증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어떤 상황에 있어야 하고 어떤 관찰을 행해야 하는지 생각해낼 수 있으면 S는 a에 대해 원칙적으로 검증가능하다
; 원칙적으로 검증가능하지 않은 형이상학적 진술들은 무의미하다 (반형이상학적 태도)
(2) 강한 검증가능성(strong verifiability)과 약한 검증가능성(weak verifiability)
; 명제의 참이 확실하게 경험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경우 그 명제는 강한 의미로 검증가능하다
; 경험이 한 명제를 개연적인 것으로 만든다면 그 명제는 약한 의미에서 검증가능하다
; 일반적으로 강하게 검증가능한 명제는 거의 없다 ex. ‘철수는 학생이다’와 같은 명제 또한 확실하게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 에이어가 말하는 검증가능성은 원칙적 검증가능성과 약한 검증가능성이다(『언어, 진리, 논리』)

그런데, 진술 S가 원칙적으로 약한 의미에서 검증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특히 자연법칙을 표현하는 문장들의 경우 이는 보편 일반화 문장으로서 무한히 많은 사례들에 대한 주장을 담고 있다. 검증 원리를 통해 이 문장들이 원칙적으로 약한 의미에서라도 검증가능하다는 것을 보증할 수 있는가?

에이어의 약한 검증가능성 정식화
; S가 하나 이상의 다른 전제들 P1, P2, … 과 더불어 이 전제들만으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는 경험명제들 O1, O2, … 을 최소한 하나 이상 함축한다.
; 검증가능하려면 우리가 그 진술을 기존의 지식 체계에 덧붙였을 때 새로운 경험적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아이디어
; S가 무의미한 문장이라면 우리의 지식 체계에 덧붙여 봤자 뭔가 새로운 경험적 명제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정식화는 어떤 무의미한 진술 N(ex. “Nothing nothings”)과 어떤 관찰진술 O에 대해, 관찰진술 O는 진술 N→O만으로부터 도출되지 않지만 N과 N→O를 결합하면 O가 도출되므로 이때 무의미한 진술 N이 유의미하게 된다.
즉, 에이어의 정식화는 어떠한 서술문도 유의미한 진술로 만들어버린다.

에이어의 수정된 정식화
; S는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하거나 간접적으로 검증가능하면 유의미하다.
; S가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하다 = S가 관찰진술이거나, S가 하나 이상의 다른 관찰진술들과 더불어 이 관찰진술들만으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는 관찰진술들을 최소한 하나 이상 함축한다.
; S가 간접적으로 검증가능하다 = S가 다른 전제들과 더불어 이 전제들만으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는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한 진술들을 최소한 하나 이상 함축하며, 이 다른 전제들은 분석적이거나,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하거나, 또는 간접적으로 검증가능하다고 독립적으로 확립될 수 있는 그러한 진술들만을 포함한다.

그러나 수정된 정식화 역시 모든 무의미한 진술을 유의미한 진술로 만들어버린다.
서로 논리적으로 독립적인 관찰진술 O1, O2, O3와 무의미한 진술 N에 대해, S = (¬O1 & O2) ∨ (¬N & O3)라고 하자.
S는 관찰진술 O1과 결합하여 O1만으로는 도출되지 않는 O3를 함축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한 진술이다.
N은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한 전제 S와 결합하여 S만으로는 도출되지 않는 직접적으로 검증가능한 관찰진술 O2를 함축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검증가능한 진술이다.

=> 어떤 진술의 유의미함을 그 진술의 검증가능성에 따라 판단하자는 아이디어는 직관적으로 자연스러우나, 그 의미를 약화시켰음에도 검증가능성을 정확히 정식화하는 것이, 특히 자연과학에서의 보편법칙들이 형이상학적 진술들과 다름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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