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철학] 행동주의: 철학적 행동주의의 두 동기

본 [심리철학] 항목은 교수님께 동의를 얻고 2020년 2학기 서울대학교 ‘심리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내용 흐름은 수업과 같은 순서를 따르고 있으나 수업 자료를 최대한 풀어 쓰려 노력했다. 본 글에는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히며, 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사전 문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 배포하는 행위는 금한다.


물리주의의 한 견해로 볼 수 있으며 물리주의 발전 이전에 등장했던 견해(1920-1950): 행동주의

행동과 마음의 관계
; 행동도 두뇌만큼이나 마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 어떤 마음 상태에 있을 때 그 마음 상태는 행동을 야기한다
; 행동은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는지 알기 위한 증거이다, 마음 상태의 표현이다

행동주의의 더 강한 주장
; 마음이라는 것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 자체이다
; 행동주의의 강한 주장은 반직관적이다, 마음은 안에 있는 거지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마음인가?

행동주의의 두 종류
• 철학적 행동주의
; 심신 문제에 대한 한 견해, 마음의 본성은 무엇이며 마음과 몸의 관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입장으로서의 철학적 행동주의
• 방법론적 행동주의
;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입장으로서의 방법론적 행동주의(철학적 행동주의보다 먼저 발달)
; 심리학의 본성이 무엇인가, 심리학은 내적 상태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 외적 행동에 대한 학문이다
; 당시 주류이던 생각은 심리학은 정신 현상에 대한 연구이니 내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내성주의적 심리학), 이는 주관적, 비과학적이다
; 심리학은 객관적이고 실험적인 자연과학의 연구이다, 외적 행동을 다루는 과학이 심리학이다

철학적 행동주의의 동기 (1): 데카르트 견해에 대한 반발

마음에 관한 데카르트의 전통적 견해
; 인식론적 측면에서 내 마음을 아는 방식은 내 몸을 아는 방식과는 구분된다
; 마음을 사적 극장(Cartesian theather)에 비유
; 내 마음에서 벌어지는 정신 현상들은 나만 직접적으로 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기껏해야 간접적 방법으로만 알 수 있다

1. 사적 극장 모델이 가지는 의미론적 문제
; 우리가 사용하는 정신적 용어들(ex. 생각한다, 느낀다, 믿는다, 아프다, 분노한다, …)이 어떻게 공적인 의미를 가지는가
; 우리는 심적 용어를 사용할 때 그것들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가? 그 의미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비트겐슈타인의 “상자 속의 딱정벌레”
;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상자 안에 있는 그 대상이 딱정벌레라고 서로 얘기하고 있다
; 내가 ‘딱정벌레’라는 용어를 통해서 의미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말하는 ‘딱정벌레’의 의미는 같은 것일까?
; 모른다. 같은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없다. 자기 상자는 자기밖에 볼 수 없으니까

• “딱정벌레”의 의미가 어떻게 결정되는가?
; 자기의 상자 안에 있는 대상을 가리킴으로써 결정된다
;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상자에 들어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다른 사람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 “딱정벌레”의 의미는 사적으로 결정된다
;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의미, 공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 그러나 사람들의 ‘딱정벌레’라는 낱말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은 상자 안에 있는 대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사용하는 한 공적 언어로서 사용될 수 없기 때문에

• 유비의 해석
; 이때 딱정벌레는 심적 상태들
; 심적 상태를 나타내는 정신적 용어들의 공적 의미가 불가능해진다
; 그러나 우리는 공통된 심적 용어들을 사용함으로써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 심적 용어들의 공적 의미가 존재한다
; 공적 의미가 불가능해지면 의사소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우리의 상식과 충돌하는) 귀결을 받아들여야 한다
; 사적 극장 모델에는 문제가 있다(가정에 문제가 있다, 귀류법)

비트겐슈타인의 지적을 논증으로 구성하면,
P1: 심적 용어들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우리의 상식)
P2: 만일 심적 용어가 각 사람의 마음 안에 존재하는 사밀한 무엇인가(딱정벌레)를 지칭한다면,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비트겐슈타인이 딱정벌레 논증으로 보여준 것)
C: 따라서 심적 용어는 사밀한 무엇인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심적 진술이 사적 언어로 전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심적 용어는 공적으로 관찰 가능한 것에 의해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심적 언어의 공적 의미를 확보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행동주의이다

2. 사적 극장 모델이 가지고 있는 인식론적 문제
; 비대칭성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나, 분명히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아예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 그러나 데카르트의 사적 극장 모델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회의주의적 결론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이유
; 우리는 귀납을 통해 특정 행동으로부터 마음 상태를 추론한다
ex. A가 지금 신음을 내고 몸을 움츠린다. 따라서 A는 지금 고통상태에 있다.
; 이 추론이 정당화되어야만 단순히 믿음을 가지는 것을 넘어 결론이 되는 명제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 그런데 이 추론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결론이 참임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내 마음에 대해서는 마음과 행동 사이의 일반화에 의존하여 추론이 정당화됨. 나의 경험에 의한 귀납적 일반화 가능. 행동과 마음 상태 둘 다 확인할 수 있으니까
; 그러나 다른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는 그러한 일반화가 정당화되지 않음.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행동뿐, 마음 상태는 직접 접근 불가능하기 때문에. 따라서 일반화에 의존한 추론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받아들여야 한다
; 그러나 이런 결론을 받아들이는 것은 상식과 지나치게 어긋난다.
• 나의 마음에 있어서는 정당화된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일반화를 정당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나와 다른 사람은 모두 같은 인간이니 유사성을 띨 것이고, 내 마음에 대해서는 정당화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유비 논증)

행동주의를 받아들인다면
; 마음이 행동이라면 일반화에 대한 정당화를 피할 수 있다(정의에 의해 개념적으로 정당화됨),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결론도 피할 수 있다

행동주의는 데카르트적 입장이 가지는 두 문제(심적 용어의 사밀성 문제, 타자의 마음에 대한 회의주의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철학적 행동주의의 동기 (2): 논리실증주의의 의미 검증주의

철학적 행동주의는 논리실증주의의 의미 검증이론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의미 검증이론
; 어떤 진술이 의미가 있는 진술이기 위해서는 검증 가능해야 한다
; 유의미한 진술 = 검증가능한 경험적 진술 + 개념에 의해 참이 되는 분석적 진술(수학적, 논리적 진술) / 사이비 진술
; 진술의 의미 = 그 진술이 어떤 조건에서 검증 가능한가(검증 조건)
; 과학주의에 영향을 받아 전통적인 형이상학적 철학을 엄밀한 토대 위에 올려놓고자 함
; 형이상학의 진술들은 무의미한 진술이며, 철학이 해야 할 일은 언어분석이다, 유의미한 진술들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헴펠
; 유의미한 진술의 의미는 공적으로 접근 가능한 것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 모든 유의미한 진술은 공적으로 접근 가능한 검증 조건으로 의미의 변화 없이 재번역될 수 있다

심리학적 진술에 대한 의미 검증주의
; 심리학적 진술들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것이 공적으로 검증 가능한 진술들로 번역되어야 한다
; 유의미한 심리학적 진술들은 심리학적 개념을 포함하지 않고, 행동적/물리적 현상을 서술하는 물리학의 개념을 포함하는 진술로 번역될 수 있다
; 심리학적 진술들은 행동적, 물리적 진술들의 축약된 서술이다
; 논리실증주의 = 논리적 행동주의 = 분석적 행동주의

헴펠
; 모든 심리학적 진술은 물리학적 진술이다, 심리학은 물리학의 한 분과이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할 수 있다
; 심리적 진술의 의미는 물리적 진술들의 집합과 다름없어지므로, 심신문제는 없어진다
; 마음과 몸의 관계를 묻는다는 것은 두 대상이 다를 때, 그러나 심리적 개념을 포함하는 진술은 물리적 진술 다름 아니다
; 심리적 개념은 물리적 개념의 축약일 뿐, 그 이상의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 따라서 심신문제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가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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