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심리철학] 항목은 교수님께 동의를 얻고 2020년 2학기 서울대학교 ‘심리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내용 흐름은 수업과 같은 순서를 따르고 있으나 수업 자료를 최대한 풀어 쓰려 노력했다. 본 글에는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히며, 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사전 문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 배포하는 행위는 금한다.
실체 이원론
;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가장 전통적인 철학자들이 가지고 있던 견해 ex. 플라톤, 데카르트(17c 근대 철학자)
; 현대에는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입장은 아님
마음에 대한 견해 이전에 세계에 대한 견해로서 얘기될 수 있음, 세계는 어떤 존재자들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답으로서의 실체 이원론
; 세계는 두 종류의 전혀 다른 실체로 구성되어 있다 – 물질적 실체와 비물질적 실체(영혼)
; 영혼이란 오감으로는 접근 불가능한 그런 종류의 비물질적 실체
인간과 마음에 대한 견해
; 인간은 그 두 실체의 결합체이다, 물질적 실체인 몸과 비물질적 실체인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
; 우리가 영혼이라고 부르는 그런 어떤 것이 바로 마음이다
; 마음이란 인간의 몸이나 다른 물질적 대상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다
; 인간을 마음을 가지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동물과는 다른 종류의 존재자다,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다양한 정신 능력(정신 현상)을 가지는 것이다
실체
; 어떤 것(things), 어떤 대상(objects)
; 어떤 속성을 가지는 것(예화하는 것) *예화; ‘은색임’이라는 속성을 특정한 대상이 지금 이 시간에 가지고 있음
; 스스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 의존하지 않고도(데카르트)
cf. 속성 개념과 비교하여 이해; ‘빨강’이라는 속성은 그 속성을 예화하는 대상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음
‘마음은 비물질적 실체이다’의 의미
= 마음이 다른 대상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 마음이라는 실체는 다른 어떤 (물질적인) 실체에 의존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다
= 영혼이라는 존재자는 우리의 몸이 썩어 없어져도 스스로 존재할 수 있다
실체 이원론은 가장 대표적인 이원론의 입장이지만 과학적 세계관의 바탕 하에서 그 흐름을 따라 철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현대 심리철학자들은 이러한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음(영혼과 같은 비물질적 실체를 받아들이지 않음)
물리주의, 유물론
; 현대 심리철학자들은 세계에는 오직 물질적인 것들만 존재한다고 생각함 (세계에 대한 견해)
; 비물질적인 영혼 같은 실체는 없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물질적인 것들뿐이다(everything is physical)
; 일원론적 입장, 존재론적 물리주의, 실체 물리주의
cf. 또 다른 일원론적 입장으로 관념론(idealism); 이 세계에는 비물질적인 실체만 있다(영혼만 있다)
*유물론은 고전적 물질 개념에 기반하는 명칭이고, 현대 과학 이론에서 받아들이는 개체들 중에는 물질의 고전적 정의에 맞지 않는 존재자들도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물리주의라는 용어를 더 많이 씀
인간과 마음에 대한 견해
; 인간은 물리적인 실체 그 자체, 그러나 인간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을 부정하는 건 아님
; 마음을 갖는다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 인간이 근본적으로 마음을 갖는다는 걸 부정하지 않음
; 인간은 다른 물질적 실체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정신적 속성(마음)을 가지는 물리적 존재자이다
‘마음을 가진다’의 의미
; “마음”에 해당하는 어떤 대상이 있어서, 그런 실체를 가진다고 이해할 필요가 없음
; 어떤 대상이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종류의 속성, 역량, 능력 등을 가진다는 것
; 모종의 실체를 가정할 필요 없이, 존재하는 실체는 물질적인 실체인 인간의 몸/두뇌밖에 없고, 그것이 가지는 특별한 종류의 속성이 마음이다
ex. ‘마음은 두뇌다’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마음이 두뇌라는 실체를 가진다고 이해할 필요는 없음
ex. ‘산책’, ‘춤’이 명사라고 해서 그것이 어떤 별개의 대상을 일컫는 것이 아님, 육체가 하는 활동을 가리킴
속성(property)
; 실체가 가지는 특징, 성향, 능력
; ‘고통을 느낌’, ‘믿음을 가짐’, ‘욕구를 가짐’과 같은 정신적 속성도 포함
cf. 사건(event)/상태(state)
; 속성은 보편적인 것 ex. ‘빨간색임’
; 빨간색이라는 속성을 특정한 대상이 특정한 시간에 예화할 때 – 사건/상태
; 하나의 속성이 존재하고, 여러 대상이 각각 그 속성을 예화할 수 있음(그것이 하나의 상태), 같은 속성임에도 다른 대상이 예화하면 다른 상태
∴ 인간이 정신적인 능력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실체이원론과 물리주의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
실체이원론; 비물리적 실체인 영혼만 정신적 속성을 예화할 수 있지, 물질적인 몸은 절대 정신적 속성을 예화할 수 없다
물리주의; 얼마든지 물리적 실체도 정신적 속성을 가질 수 있다, 예화할 수 있다
두 입장 모두 동의하는 점; 인간은 다양한 정신적 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른 물질적 대상들과 구분된다
물리주의의 두 갈래
; 최소한의 물리주의를 받아들이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물질적 실체인 두뇌가 가지는 특별한 속성
; 이때 두뇌가 가지는 특별한 속성인 마음은 두뇌의 물리적 속성들과 같은 종류인가? (속성 차원에서의 물음)
비환원적 물리주의(속성 이원론); 정신적 속성들은 물리적 속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비물리적 속성이다
환원적 물리주의(환원적 물리주의, 유형 물리주의); 정신적 속성은 물리적 속성과 동일하거나 물리적 속성으로 환원된다
속성 이원론의 대표적인 입장인 창발론
; 물질이 어느 수준의 복잡성에 이르면 완전히 새로운 속성이 나타난다
; 심리적 속성은 그러한 창발적 속성이다
; 창발적 속성은 환원될 수 없으며 예측되거나 설명될 수 없다
속성 이원론에 제기되는 문제
; 속성 이원론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물리주의자인가?
; 물리주의자이기 위해서는 ‘세계는 모두 물리적인 실체로 구성되어 있다’만으로는 안 된다
; 물리적 속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변하는 정신적 속성을 가정하는 것은 결국 신비로운 것에 호소하는 것이다 ex. 두뇌 상태의 어떤 변화도 없이 지속되던 통증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 물리주의자이기 위해서는 어떤 대상이 어떤 심적 속성을 가지는지가 어떤 물리적 속성을 가지느냐에 의존하거나 그것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즉 물리적인 것의 우월성과 근본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 ‘심적 속성이 물리적 속성에 의존하거나 물리적 속성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심신 의존/결정 논제가 발생함
; 이때 의존이나 결정이라는 직관을 이론적으로 포착하는 개념으로 “수반”이 등장함
수반
; 수반 개념의 철학적 기원은 도덕철학
; 도덕적 속성과 비도덕적/자연적 속성으로 나눌 때, 도덕적 속성은 비도덕적 속성에 수반한다
; 비도덕적 속성이 완전히 같지만 도덕적 속성에서 다른 두 사람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 비도덕적 속성이 완전히 같으면 도덕적 속성에서 다를 수 없다
; 비도덕적 속성이 같다면 도덕적 속성이 같다는 것이 필연적이다
; A가 B에 수반한다 = B가 같으면 A가 같음이 필연적이다 = 두 대상이 B라는 속성에 있어서 같으면, 두 대상은 A라는 속성에 있어서도 같아야 한다 = B 측면에서 완전히 같은 두 대상이 A 측면에서 다를 수 없다 = A에서 차이가 있었다면 그것은 반드시 B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적 속성이 물리적 속성에 수반한다
= 두 대상이 물리적으로 완전히 같으면 심적으로도 완전히 같아야 한다(필연적이다)
= 심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면 반드시 물리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어야 한다
= 물리적 차이 없이 정신적 차이는 있을 수 없다
= 물리적 식별불가능성이 심적 식별불가능성을 함축한다
그러나, 심적 속성이 같다고 물리적 속성이 같다는 것은 함축하지 않는다, 심적으로 완전히 같으면서 물리적으로 다른 두 대상을 상정할 수 있다
속성 이원론자가 물리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심신 수반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신적 속성과 물리적 속성이 완전히 상관없는 두 속성이라고 말하면 물리주의자가 아니다
심신 수반은 속성 이원론자가 물리주의자이기 위해 받아들여야 할 최소 조건(minimal physicalism)
심신 수반 논제를 받아들이면 논리적으로 영혼 개념은 불가능한 것이 되는가?
; 심신 수반 논제가 데카르트의 영혼 개념을 애초에 배제하지는 않는다
; 물리적인 속성이 없는 실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기 때문
; 비물리적 실체 영혼 A와 영혼 B가 있다고 가정하면, A와 B는 물리적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A와 B는 물리적으로 같다(식별불가능하다). 따라서 A와 B는 심적으로도 같다(식별불가능하다).
; 영혼들이 있다면, 영혼들은 모두 심적으로 구분 불가능할 것이다(모두 같은 종류의 실체일 것이다).
; 기껏해야 한 종류의 영혼들만 존재할 수 있다.
∴ 심신 수반 논제가 영혼 개념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실체이원론과 심신 수반 논제는 양립불가능하다(영혼이 한 종류만 있다니!)
수반이 의존/결정 개념을 포착하는가?
; 엄밀히 따지면 아니라고들 함
; 수반은 ‘M에서 변화가 있다면 P에서도 변화가 있다’, 단순한 공변관계
; 그렇다고 해서 M이 P에 존재론적으로 “의존”하는 관계인지까지는 포착하지 않는 것 같다. 의존/결정은 훨씬 더 강한 개념인 것 같다.
; 의존/결정; M의 발생근거는 P에 있다, P가 없었으면 M은 발생하지 못했다 (P에 의해서, in virtue of)
; 수반의 다양한 formation 중 하나로 “강수반”이 제시되기도 함